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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교수의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조언: 대통령 탄핵 심판의 무게

esmile1 2024. 12. 19. 02:16

이인호 교수의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조언: 대통령 탄핵 심판의 무게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헌법재판관들에게 대통령 탄핵 심판의 무게에 대해 중요한 조언을 했습니다. 그의 말씀은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과 헌법재판소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탄핵 심판의 헌법적 의미와 무게

이인호 교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얼마나 큰 무게를 갖는 재판인지, 그리고 탄핵 심판에 임하는 헌법재판관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절차의 중대한 취약성

헌법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면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을 하여 파면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이 제정한 헌법에 따른 절차이므로,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리는 것의 정당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국민적 신임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절차에는 중요한 취약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통령 파면'이란 국민인 주권자가 대통령 선거에서 내린 민주적 의사를 파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주권자의 의사를 파기하는 심판 기관은 적어도 그에 버금가는 민주적 신임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국민적 신임의 크기 차이

그런데 대통령과 헌법재판소는 국민적 신임의 크기가 다릅니다. 헌법재판소의 민주적 신임은 대통령의 신임보다 매우 약합니다. 민주적 신임이 약한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신임을 온전하게 가진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이 헌법 이론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 헌법재판소의 특수성

이인호 교수는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의 구성 방식이 세계에서 보기 어려운 매우 독특한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1. 대통령이 단독으로 3명 지명
  2. 국회가 3명 선출
  3. 대법원장이 단독으로 3명 지명

이들 중 헌법재판소장만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가 동의해 임명하기 때문에 온전한 민주적 신임을 받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단독으로 지명하는 5명의 헌법재판관은 민주적 신임이 취약합니다. 특히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명의 재판관은 더욱 취약합니다. 대법원장은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직접 받지 않고 대통령과 국회의 신임을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회에서 선출되는 3명은 관행적으로 여야의 각 정파가 나누어서 지명합니다. 각 정파에서 지명된 재판관은 온전한 민주적 신임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신중함의 필요성

이렇게 대통령보다 국민적 신임이 약한 헌법재판소가 헌법이 부여한 심판권을 행사해 '대통령 파면'이라는 주권적 의사를 파기하는 결정을 내릴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느 한 법률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느껴야 합니다.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가 갖는 국가적 파장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한 비판

이인호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린 2017년의 헌법재판관들이 대통령 탄핵 심판의 헌법적 의미와 그 무게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판합니다.

당시 헌법재판소가 밝힌 파면 사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1.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갖는 공익실현의무를 위반했고
  2. 특정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했으며
  3. 비밀엄수의무를 위배했다는 것

이인호 교수는 이를 "실로 놀라운 판단"이라고 평가하며, "법률 조항이라도 이 정도 사유로 쉽게 위헌을 선언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의 사례와 역사적 교훈

이인호 교수는 미국의 역사적 사례를 들어 대통령 탄핵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미국 230년 역사에서 대통령이 탄핵돼 파면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특히 미국 역사상 최초로 탄핵 소추를 당한 제17대 대통령 앤드루 존슨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에서, 자신의 1표 차이로 탄핵을 기각시킨 상원의원 에드먼드 로스의 말을 인용합니다:

"만약 대통령이 불충분한 증거와 당파적 이해로 인해 내쫓기게 된다면, 대통령직의 권위는 실추될 것이며, 결국은 입법부의 종속적 기관으로 지위가 전락하고 말 것이다."

로스 의원은 정치적으로는 대통령과 첨예하게 대립하던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은 우리의 훌륭한 정치조직을 타락시켜서 의회 내의 당파 독재정치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이 나라가 탄생한 이래 가장 교활한 위험이다. 만약 앤드루 존슨이 비당파적 투표에 의해서 무죄로 방면되지 않았다면, 미국은 당파에 의한 통치의 위험을 면하지 못했을 것이고, 국가마저 위험 속으로 몰아넣었을 것이다."

이인호 교수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크게 길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

이인호 교수는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그는 야당이 계속해서 '탄핵'과 '내란죄'로 정치적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이 와중에 국민의 격정(激情)이 정치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그는 "국민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려 정치투쟁의 거센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고 있다. 실로 정치적 위기"라고 진단합니다. 그러면서 "어떤 이유로든 주권자가 선택한 대통령의 직무정지와 파면은 헌법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조언

이인호 교수는 헌법재판관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1. 대통령 탄핵 심판의 헌법적 의미와 무게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2.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3. 역사적 교훈을 고려해야 합니다.
  4. 국가적 파장을 고려해야 합니다.
  5. 당파적 이해나 일시적 여론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

이인호 교수의 조언은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국가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헌법재판관들은 이러한 조언을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신중하고 역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